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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대향로: 백제 금속공예의 최고 걸작품

국보 백제 금동대향로 (百濟 金銅大香爐)
국보 백제 금동대향로 (百濟 金銅大香爐)

1. 개요

금동대향로는 1993년 부여 능산리사지 발굴조사에서 발견된 백제의 대표 유물로, 금속공예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능산리사지는 사비시대 왕릉군과 외곽성 사이에 위치하며, 이곳에서 발견된 금동대향로는 백제의 예술과 종교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물입니다.

능산리사지는 중문, 목탑, 금당, 강당 등이 직선으로 배치된 전형적인 백제 가람구조를 보여주며, 금동대향로는 공방지1에서 출토되었습니다. 향로의 제작 시기는 백제 멸망 직전인 660년경으로 추정되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 속에서 숨겨진 것으로 보입니다.

향로의 몸체와 뚜껑이 분리된 채 출토되었으며, 발견된 수혈 안에는 다양한 금속 파편, 칠기, 옥제품 등이 함께 담겨 있어 당시 공예 활동의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2. 금동대향로의 공예적 우수성

향로는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1. 연꽃잎으로 장식된 몸체
  2. 산 모양의 뚜껑
  3. 용 모양의 받침
  4. 뚜껑 위에 선 봉황

금동대향로의 전체 높이는 61.8㎝에 이르며, 세부적으로 뚜껑과 몸체가 정교하게 조각되었습니다. 뚜껑 위에는 다섯 명의 악사와 다섯 마리의 새가 표현되어 있으며, 산봉우리 사이로 인물과 동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이 느껴집니다.

봉황은 뚜껑 꼭대기에 위치하며, 그 아래로 다양한 신화적 요소와 자연 풍경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봉황을 통해 백제인의 이상적 세계와 태평성대를 꿈꾸는 정신이 상징적으로 드러납니다. 몸체의 연꽃은 불교의 깨달음과 재생을 상징하며, 용과 봉황의 조화는 음양사상을 반영합니다.

 

3. 금동대향로에 담긴 백제인의 사상과 신앙

금동대향로는 불교, 도교, 음양오행 사상 등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예술품입니다. 뚜껑의 산봉우리는 신선의 세계를 상징하며, 그 꼭대기의 봉황은 도교적 이상향을 표현합니다. 다섯 개의 봉우리와 악사들은 백제의 삼산오악(三山五岳)을 연상시키며, 사비 도성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강화합니다.

연꽃으로 장식된 몸체는 불교적 세계관을 나타내며, 불사의 상징인 신선들이 등장하는 부분은 도교적 사상을 반영합니다. 봉황과 용은 각각 양과 음을 상징하며, 향로의 구조 속에서 음양사상이 구현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금동대향로는 당시 백제인의 신앙과 철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유물입니다.

 

4. 금동대향로의 기원과 계통

백제 금동대향로는 중국 한대(漢代)의 박산향로(博山香爐)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박산향로는 신선이 사는 이상향을 형상화한 향로로, 백제는 이를 바탕으로 독창적인 형태와 장식을 추가해 금동대향로를 제작했습니다.

중국 남북조 시대의 영향을 받았지만, 백제 금동대향로는 독특한 조형성과 예술적 창의성을 보여줍니다. 특히 부여 외리에서 출토된 문양전과 유사한 모티브는 금동대향로가 백제에서 자체 제작된 것임을 강하게 뒷받침합니다.

 

 

 

결론

금동대향로는 단순한 공예품을 넘어 백제인의 세계관, 종교, 철학이 응축된 걸작입니다. 중국 박산향로의 영향을 받았지만, 백제만의 창의성과 정교한 조형성을 통해 독자적인 예술품으로 승화되었습니다. 이 향로에 담긴 불교, 도교, 음양오행 사상은 백제의 이상향과 정신세계를 보여주며, 오늘날까지도 백제 문화의 정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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