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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패지(四敗地) 이해하기

12지(十二支)는 음양오행(陰陽五行)의 흐름에 따라 크게 사생지(四生地), 사패지(四敗地), 사고지(四庫地)로 나눌 수 있다. 이 세 가지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지지(地支)의 작용과 의미를 명확히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다. 사패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단순한 암기를 넘어서 음양과 오행의 원리를 깨닫게 한다.

 

 

사패지(四敗地)란 무엇인가?

사패지는 子午卯酉의 네 지지를 말하며, 각각의 오행이 최고로 왕성한 상태인 전왕지(專旺地)에 속한다. 그러나 여기서 "왕성하다"라는 것은 이미 왕성함의 끝에 도달하여 퇴보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이는 사패지가 소멸과 변화를 맞이하는 중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전왕지로서의 사패지는 음양의 분류에서 음(陰)에 속하게 된다. 양의 기운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퇴화하는 자리로 이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패지는 각 오행의 에너지가 극에 달한 후 쇠퇴하는 단계임을 알 수 있다.

 

 

사패지의 역할과 중요성

사패지는 사계절의 중간이 아닌 정점에 해당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따라서 계절의 전환과 관계된 사생지와 사고지와 달리 사패지는 계절의 정중앙에 자리잡는다. 사생지와 사고지는 간방을 담당하지만, 사패지는 사정방(四正方)을 담당하여 네 가지 방향에서 중심적 역할을 한다.

 

 

사패지와 욕궁(浴宮)의 관계

사패지의 지지(子午卯酉)는 각 오행의 죽음과 생명의 시작을 담당하는 지점이다. 이는 변화가 많은 욕궁(浴宮)으로 작용하며, 각 오행의 기가 소멸한 후 새롭게 태어나는 태궁(胎宮)의 역할을 수행한다.

 

 

사패지와 冲(충)의 관계

사패지에 해당하는 子午卯酉는 각 오행의 사지(死地)이면서 동시에 지지에서 冲을 만들어 내는 요소가 된다. 冲은 서로 상반되는 두 지지의 충돌을 의미하며, 이 충돌은 매우 중요한 작용을 일으킨다. 예를 들어, 子와 午의 충돌은 子중 癸水가 午중 丁火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며, 卯와 酉의 충돌은 酉중 辛金이 卯중 乙木을 억제한다. 이는 전왕지에서 에너지가 극적으로 작용하는 충돌로 해석된다.

冲의 작용

사주에서 금수(金水)를 용신(用神)으로 삼는 경우, 冲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목화(木火)를 용신으로 삼을 때는 冲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冲을 대상에 따라 아충(我冲)과 피충(彼冲)으로 구분하는데, 이는 冲의 대상이 희용신(喜用神)인지 기신(忌神)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 아충(我冲): 희용신이 기신을 冲하는 경우
  • 피충(彼冲): 기신이 희용신을 冲하는 경우

아충은 문제를 크게 일으키지 않지만 피충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사주에서 冲의 대상을 명확히 파악하고, 희용신과 기신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왕충(旺冲)과 쇠충(衰冲)

왕충과 쇠충의 개념은 사패지의 冲을 해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왕자(旺者)가 쇠자(衰者)를 冲하면 쇠자는 뽑혀서 소멸하게 되고, 쇠자가 왕자를 冲하면 왕자는 오히려 더욱 강해진다. 이러한 작용을 통해 사패지에서 冲이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해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주에 木火가 많은 경우 午가 왕자가 되고 子가 쇠자가 된다. 이때 午가 희용신이고 子가 기신일 경우 冲은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된다. 반대로, 사주에 금수(金水)가 많다면 子가 왕자가 되고 午가 쇠자가 된다. 이 경우는 冲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사패지(四敗地)는 오행의 왕성함과 쇠퇴를 동시에 상징하는 지점으로서 사주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사주의 기운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왕충과 쇠충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파악하는 것은 사패지를 깊이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