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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늘은 서울권을 중심으로 눈을 내리는 날이다. 오랜만의 폭설이라고 하는데, 서울 도로는 그렇게 눈이 많이 쌓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때문일 것이다. 눈이 내리는 날, 그리고 올해 가장 따뜻하게 눈이 내리는 날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내렸던 눈들은 왠지 모르게 눈이 차갑게 느껴졌다. 당연하겠지, 눈이 차가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눈이라는 것이 참 묘하게 느껴진다. 어릴 적에 눈을 보고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을 오랜만에 떠올렸다. 시간이 참 빠르긴 한가보다 싶었다. 과거에 지금의 순간을 생각했던 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는 살아가기 위해 고민하고 몸부림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정적인 사람

정적인 사람

때로는 너무 인간적이지 않은 모습들을 보면서도 내가 기계가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매일매일 꾸준히, 혹은 성실함으로 포장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쩌면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바라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서로를 감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마치 눈사람이 떠오르기도 했다.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과 어른이 바라보는 세상은 정말 차이가 크다고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많이 담담해졌다. 뭔가 크게 힘이 들지도 않는다. 적당히 노력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반대로, 적당히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아가기도 하고 적당히 아쉬움을 느끼면서 살아가기도 한다.

 

 

가로수길

가로수길을 처음 갔을 때, 그리고 요즘 가로수길을 다시 가게 되면 공기가 다름을 느낀다. 그 거리는 그대로인데, 그 사람들은 비슷한 것만 같은데, 달라진 것은 나 자신이다. 나름 멋을 꾸미고 다시 그곳을 방문하게 되면 나는 또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다.

모든 것을 얼려버릴 것만 같은 날들도 오늘은 특별히 따뜻하게 느껴진다. 겨울의 끝자락, 마지막으로 내리는 눈은 눈이라기보다는 꽃가루가 하늘에서 내리는 것 같다. 다가올 봄을 축복하려고, 희망하려고 내리는 눈처럼 앞으로 나와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꽃길이 열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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